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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을 회관 한 구석 고물상 기다리며 <BR>한 마리 늙고 지친 짐승처럼 쭈그려 앉은, <BR>흙에서 한 때 쟁기가 되어 수만 평의 논 갈아엎을 때마다 <BR>무논 젖은 흙들은 찰랑찰랑 얼마나 <BR>진저리치며 환희에 들떠 바르르 떨어댔던가 <BR>흙에 생 담궈야 더욱 빛나던 몸 아니었던가 <BR>논일 끝나면 밭일, 밭일 끝나면 <BR>읍내 장터에, 면사무소에, 군청에, 시위 현장에 <BR>부르는 곳이면 가서 제 할 도리 다해온 그였다 <BR>눈 많이 내렸던 그해 겨울밤은 만취한 주인 싣고 오다가 <BR>멀쩡한 다리 치받고 개울에 빠져 저 세상으로 먼저 보내고 <BR>저 또한 팔 다리 빠지고 어깨와 허리 크게 상하기도 했던 <BR>돌아보면 파란만장한 노동의, 그 오랜 시간을 <BR>에누리 없이 오체투지로 살아온 그가 오늘은 <BR>바람이 저를 다녀갈 때마다 <BR>저렇듯 무력하게 검붉은 살비듬이나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<BR>생각해보면 몸의 기관들 거듭 갈아 끼우며 <BR>겨우 오늘에까지 연명해온 목숨 아닌가 <BR>올 봄 마지막으로 그가 갈아 만든 논에 <BR>실하게 뿌리내린 벼이삭을 달디단 가을 볕 <BR>쪽쪽 빨아마시며 불어오는 바람 출렁, 그네 타는데 <BR>때 늦게 찾아온 불안한 안식에 좌불안석인 그를 <BR>하늘의 깊은 눈이 내려다보고 있다 <BR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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